‘속으로 웃는’ 도요타·벤츠…

모델따라 가격 500만~700만원 내릴 듯
혼다 어코드 2.4, 쏘나타 2.4와 값 비슷
다른 나라서 생산된 美브랜드, 관세 유지

최원석 기자 ws-choi@chosun.com
입력 : 2007.04.03 22:34

• 한·미 FTA 체결로 미국에서 생산된 수입차의 관세(8%)가 폐지됨에 따라 미국산 일본차까지 싼 값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일본차가 싼 값에 들어올 경우 국내 자동차 시장에 큰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산 일본차가 무관세 혜택을 받는 것은 미국 부품을 사용해 미국인 근로자가 만든 ‘미국산’이기 때문이다.
  
  일부 미국산 독일차는 당장 값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미국차는 무관세 혜택을 기반으로 각종 할인·마케팅 공세까지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내시장 전체적으로 차 값이 떨어져 소비자가 좀 더 싼 값에 다양한 차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경우 상품성을 높이거나 값을 낮춰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내수 점유율 하락이 우려된다.
  
  

• 

• ◆미국산 일본차의 역습, 곧 시작된다=미국산 도요타 캠리나 혼다 어코드가 수입될 경우 값이 2000만원대 후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 쏘나타 2.4 고급형이 2700만~28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산·수입차의 가격 차가 사라지는 셈이다.
  
  일본에서 생산되는 혼다 어코드 2.4의 국내 판매가격은 3490만원. 미국 오하이오 공장에서 생산되는 미국산 어코드 2.4 고급형의 미국 소비자가격은 2만6000달러 (약 2430만원) 내외다. 국내 반입 시 추가 물류비를 감안하더라도 3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도요타는 한국시장에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만 내놓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대중차도 언제든 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요타는 미국에 8개 현지공장이 있으며, 작년 120만 여대를 생산했다. 캠리·코롤라·아발론 같은 모델은 당장 수입이 가능하다. 작년 미국에서 98만대를 생산한 혼다의 어코드·시빅·오딧세이도 수입대상 1순위다.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은 “한·미 FTA 이후 미국산 일본차의 국내 도입이 가장 우려된다”며 “캠리의 경우 2570만원까지 가격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 

• ◆미국산 독일차 이득… 미국차 판매급증은 ‘글쎄’=미국산 독일차도 무관세 혜택을 볼 전망이다. BMW 뉴 X5와 Z4, 메르세데스벤츠 ML350이 적용대상. 모델에 따라 600만~700만원까지 값이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차는 값이 떨어지더라도 국내 판매가 급증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배기량이나 덩치가 너무 크고 독일·일본차에 비해 세련된 맛이 부족해 수입차 소비자의 입맛을 충족시키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국 수입자동차협회가 발표한’무관세에 따른 가격인하 효과’는 차량가격의 7.4% 정도. 그랜저급 크라이슬러 세브링이 현행 3290만원에서 약 3047만원으로 243만원가량 떨어진다.
  

• 오피러스급인 포드 파이브헌드레드는 3980만원에서 3685만원으로 295만원 싸진다. 캐딜락의 대형 SUV 에스컬레이드는 1억1600만원에서 1억742만원으로 858만원 저렴해진다. 수입차협회는 3년 뒤 특소세가 현행 10%에서 5%로 떨어지는 것을 포함할 경우 12.7%의 인하효과를 예상했다. 이 경우 에스컬레이드는 지금보다 1470만원 가량 저렴해진다.
  
  반면 미국차인데 가격인하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 크라이슬러의 주력차종인 300C와 그랜드체로키 디젤은 오스트리아, 퍼시피카는 캐나다, PT크루저는 멕시코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혜택을 못 받는다. 포드가 올 하반기 주력차종으로 내세울 뉴 몬데오와 S맥스도 벨기에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혜택이 없다. 캐딜락 BLS 역시 스웨덴에서 생산된다.
  
  국내 미국차 회사의 한 관계자는 3일 “한·미 FTA로 인한 가격인하 효과는 내년부터나 가능한데, 고객들이 벌써부터 차 값 깎아달라고 난리”라며 “당장은 매출감소까지 예상돼 미국 수입차 업계의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