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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어머니 퇴원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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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인 11월 27일 포천에 있는 아도니스 골프 필드에 어머니와 연습장에서 알게된 이모뻘 되시는분하고


셋이서 다녀왔습니다.

주중에 그나마 날이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야외라 바람도 불고 체감온도는 조금 추웠지요.



한창 공을 치고 있는데..어머니께서 이상한 행동을 하셨습니다.

바로 눈앞에 있는 공을 발견도 못하시고, 한쪽눈을 찌푸리며 걸어가실때 똑바로가 아닌 대각선 방향으로 걸어가시더군요.

사람도 많이 밀리고 티오프를 늦게 시작한터라 벌써 날도 어두워져서 9홀도 채 못 돌고 그냥 철수했습니다.

다음날인 금요일엔 자주 가시는 한의원에 정오쯤에 가셨고. 저녁 7시가 되어서 오셨습니다.

오시는데 집 위치가 기억이 안난다시며 동네에서 헤메셨던 모양입니다.

한의원과 아파트 단지는 불과 1km도 안되는 거리였는데, 아파트 입구가 아닌 다른동네라고 생각하고

여러번 발길을 돌리셨다네요.

그날밤에 부랴부랴 큰병원인 서울대병원에 모시고 갔는데..의사들 퇴근한 시간이라 응급실로 갔구요..

레지던트 말로는 '뇌경색' 같다며 바로 응급입원 하라더군요..

밤 10시가 되어서 MRI를 촬영했고..오른쪽 뇌 반중 일부분이 하얗게 나왔다며 방향감각,사물의 흐림,

공간 지각능력의 소실이 온것 같다는 말을 듣고 제 다리에 힘이 빠졌습니다..

청천병력같은 의사말에 제가 더 빨리 알아차리고 전날 밤에라도 모시고 왔더라면..하는 후회를 했습니다.

골프장 입구에도 포천 의료원이 있었는데..

레지던트말론 평소에 아스피린을 복용했으면 이런 상황을 예방했을거라는..

그 몇천원도 하지 않는 흔하디 흔한 아스피린...

주변에 5~70세 부모님이 계시다면 증상을 여쭤보세요.


머리가 아픈지..발가락이나 손가락 끝에 감각이 없는지..

밤에 두통이나 심장이 막 뛰어서 자다가 깬적이 있는지..

물체가 두개이상으로 보이거나 한쪽 눈이 안보이는지..

고혈압 또는 고지혈증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고 있는지..

앞서 어머니의 이상 행동은 뇌경색의 초기 증상이라며 심장에서 생긴 혈액내 찌꺼기가 뇌혈관에 가서 막히는거라는데.

저는 3개월 전에 잘 안보인다시는 얘기를 들었지만 어머니는 침과 뜸 맞으면 또 괜찮다고 하셔서 신경성인가 했었습니다.

담당 주치의가 토요일날 정해졌고 식사후에 아스피린 3알과 혈액을 묽게해주는 링겔로만 치료를 받았습니다.

수술이나 머 그런 아무것도 할수가 없고 일주일간 입원하며 지켜봐야한다는 내용만 들었습니다.

제가 아직 장가를 못갔다며 침상에 앉아서 막 울고 계시는데...저도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 와중에도 김장거리를 걱정하시길래..제가 다 해놓을 테니 걱정마시라며 집에와서 3일 걸려30포기 다 했습니다.

한포기를 4쪽내니 120쪽이 나오는데 무도 채칼로 썰고 어깨,허리,목,골반,다리가 아팠습니다.

이런걸 어머니 혼자 다 하셨다니..ㅠㅜ

담당의사가 죽은 뇌 세포가 찍힌 MRI사진을 보여줬는데..이 정도면 신체 반을 사용할수도 없을텐데

김장 걱정하시며 집에 가려고 하셨다는군요.

병원선 며칠만이라도 어머니 걱정 덜게하고 싶어 제가 다 해버리는 바람에 몸살도 났지만..

오늘은 기쁘게도 퇴원을 하셨습니다. 퇴원수속 밟고 어쩌고 저쩌고..

심장내시경(위내시경과 같은 방법)을 18일날 예약하고 30일날 결과를듣기로 했습니다.

가슴 철렁했던 일주일간이었지만..호전되어 집에 모시게되서기쁘네요.

입원해 계셨던 6인실 환자들중 서른후반에 모야모야진단받은 애엄마, 뇌출혈로 6세 지능수준을 보이는

조금은 젊어보이는 할머니..어머니상태가 그나마 멀쩡해 보이셨을정도..

어머니도 그런 분위기가 싫어 빨리 집에 가고 싶을정도였습니다.

아부지도 무뚝뚝한 분이신데 걱정 많이 하셨습니다. 미국에 있는 누나들에겐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12월 7일이 또 할아버지 제사인데..할아버지 생전에 대한민국에서 대침으로 유명한 한의사셨지만....

이젠 어머니 병좀 가져가 주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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