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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형질세포골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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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일찍 세브란스병원을 출발하면서

 

운전하며 가는 내내 든 생각이 최악의 경우로 말해줄수도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자며 1시간여를 달려 병원에 도착했는데..

 

최악의 예상이 틀리기를 바랬던 1%의 희망은 의사선생님의 진단명을 듣는 순간 무너졌습니다.

 

혈액암의 일종인 '형질세포골수종'이라는

 

치료방법도, 발생원인도 모르는 희귀병을 듣게 되었네요.

 

아버지 연세엔 시한부 선고였습니다.

 

 

65세 미만의 환자분들은 방사선이든 약물이든 치료 방법을 시도 하시겠지만

 

아버지처럼 80세이상의 노인에겐 신체에 부담이 많이 걸릴것이라며

 

가족분들이 원하시는 방법 있으시면 말씀해달라고..

 

의사로서 포기하지 않고 한가지 더 골수천자 검사를 하자며 5일날 예약을 잡아주셨는데..

 

무릎과 갈비뼈, 수술을 받았던 척추까지 암이 이미 번져서 시기가 많이 늦었는데..

 

뭘 또 검사해서 알아본들 치료가 가능하겠는지요..

 

뼈를 깍는 고통이라할 정도의 극심한 골통증이 올것이며,

 

최후에는 장기쪽의 신부전 증후가 올꺼라는 예후를 들으니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아버지의 내병은 낫는 병이 아니다 라고 하셨던

 

말씀이 자꾸 떠올라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하며 돌아왔습니다.

 

아버지께 사실을 전하면서 속이 내속이 아니고

 

제가 자라온 40여년간의 아버지와 보낸 시간이 필름처럼 지나가며

 

이미 다 알고 계셨다는듯 미소를 머금고 저를 안정 시켜주시는데

 

서러움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어머니도 이 소식을 듣고 제가 할수있는건 다 했고

 

니 아버지 명이 이것뿐이니 너무 서러워 말아라 하시는데..

 

제가 더 할수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도 사실이고.

 

아버지와도 함께 있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실에 속이 더 상했습니다.

 

살아오시는 동안 큰 수술 3번을 정신력과 그나마 있던 체력으로 견뎌내셨지만..

 

네번째는 제가 권할수가 없었습니다.

 

수술이라도 해서 나을 병도 아니고 체력도 이미 20Kg 이상이 빠진분께 더욱 고통을 드릴것 같네요..

 

아버지가 누워계신 방에 들어가 늦게까지 대화하는동안 착잡한 제심정을 정리해 주셨는데,

 

가시는 날까지 큰 고통 없고, 주무시면서 평안하게 가셨으면 하셔서 저도 그리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부모님과 이별을 받아들이고 마음의 준비를 해야하는 첫 과정인 오늘이

 

아주 괴롭네요.

 

뼈를 약하게 하는 질병증상으로 이가 다 빠지고 몇개 안남으셨지만

 

아직은 생존해 계시고 장기쪽은 전이가 아직 안되어 드시고 싶은것 만큼은

 

원없이 드시게 해드려야겠어요.

 

올 여름은 넘기시고 선선한 가을까지 몇달만 더 곁에 계셔주기를 바라는 제가 욕심일런지..

 

장마를 시작하는 비가 억수로 쏟아붓는 날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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